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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문>
2차 대전 이후로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미 의회가 주요국을 대상으로 전개한 체제전환정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구동독 통일은 물론 이라크와 아프간의 체제전환을 포함하여 베트남과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미 의회는 각종 법안(bill)과 결의문(resolution)을 통해 외교행위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의회가 담당하는 외교영역에서의 역할을 우리 국회의 경우와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향후 북한의 체제전환 가능성과 관련한 문제의 경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즉, 궁극적인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의 바람직한 미래는 급변사태나 외부의 압력에 의한 변화가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의 안정을 깨지 않는 점진적인 체제전환에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하여 분명 우리 국회의 역할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미국의 체제전환 국가들을 상대로 전개한 매우 적극적인 체제전환정책을 우리 국회의 대북한 관련 정책개발에 참고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1989년부터 2012년까지 총 9개(독일, 구소련, 베트남, 중국, 리비아, 쿠바, 북한, 이라크, 아프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 의회의 체제전환정책은 수 천 건에 달했다. 우리의 관심은 레짐존속형 체제전환 지원으로, 쿠바, 중국, 베트남, 북한 등 소위 현존 사회주의국가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레짐존속형 체제전환국들은 일원적 정치권력의 장기집권을 위해 필요한 경제적 자원을 외부로부터 도입하거나, 통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 대외개방을 불가피성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위로부터, 경제 분야 일부에 한정하여 정책개혁 수준에서 추진하는 한계를 갖고 있으며, 외부 세계와의 연결성 이라는 관점에서도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미 의회가 이들 국가들과 무역관계를 촉진하는 법안을 채택할 경우 이들 국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하였다는 차원에서 우리 국회의 대북한 체제전환 지원정책 개발을 촉구하고자 한다. 또한 미국이 위협적이지 않은 관여정책(engagement policy)을 취할 경우 이들 대상국들은 협력적 자세를 취하였다. 일회성의 경제지원 정책이 아니라 미 의회로부터 법적 안정성이 전제가 된 정책이 선행할 때 이들 국가들과의 신뢰구축 및 관계정상화, 그리고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바 있다. 관련하여 또 하나의 교훈은 지원국인 미국은 다원주의 정치구조로 인해 의회의 활동이 행정부와 조화를 이룰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 대신 체제전환 대상국은 권위주의 정치구조로 인해 그에 대한 대응이 단일하다. 따라서 지원국의 체제전환 지원은 대내적인 합의 형성이 그 정책 효과를 극대화 하는데 일차적 관건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중국, 북한정책을 둘러싸고 클린턴 행정부 2기 행정부와 의회의 갈등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다.
지금까지의 대북정책은 대체로 '국가이익'과 '민족이익'이 충돌하는 양상이었는데, 향후 과거와 같은 단순환 관여정책이 아니라 관여를 통한 북한의 진화가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관여가 통일지상주의, 유화, 격퇴, 봉쇄 등의 옵션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판단 하에 '신관여정책'의 자세로 북한 스스로의 정체성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제도적,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의 인내를 요구하는 '거부형지원전략'이나 주변국의 안보불안을 극대화시키는 '급변사태형지원전략'이 아니라, '점진적‧개방형 체제전환지원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의 체제전환 정책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안보영역, 인도적 지원영역, 거버넌스 영역, 경제안정 영역, 정치제도 영역, 경제성장 영역 등 모두 6개 영역에 걸쳐 북한의 점진적인 개혁을 지원할 수 있는 우리 국회 차원의 체제전환 지원정책이 개발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물론 북한을 체제전환 대상으로 설정하는 것은 북한의 저항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쉽지 않은 선택일 수 있지만, 정책개발을 둘러싼 국회의 자율성이라는 차원에서, 또한 행정부, 민간기업, 시민사회 등 다른 행위자들이 대신 할 수 없는 정책개발이라는 차원에서 향후 국회의 대북정책 관련 기능이 시급하게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국회가 대북한 정책개발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다른 행위자와의 조화로운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북한의 수용을 보다 수월하게 유도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