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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명 : 저자명 : 2012-06-04 14:32:45
발행연도 : 2010 통권 :
글로벌 경제위기와 정책대응: 의회, 행정부, 정책집단의 위기담론 비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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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약  문>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표면적으로는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고, 또한 우리의 경우에는 정부의 발빠른 대응과 더불어 매우 괄목할 만한 정도로 위기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그 파장과 결과는 매우 장기적이고도 구조적일 수 밖에 없다.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온 시장경제와 자율성을 강조하는 정책과 정책이념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는 이러한 위기 이후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여러 다양하고 장기적인 노력의 일환이 될 것이다.

이처럼 위기대응과 그에 따른 새로운 질서와 제도의 모색이 장기적인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전제한 바탕 위에서, 본 보고서는 주요 각국의 정부와 의회, 정당, 시민사회가 위기에 대한 진단과 정책 대안을 논의하고 수립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특성과 내용을 담는지를 비교적인 관점에서 분석하는 데에 주 목적으로 두고 있다.

주요 국가들이 글로벌 위기를 인식하고 대응책을 수립하는 정책담론의 과정을 비교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 위해서 우리는 한국, 미국, 일본, 독일, 동남아의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먼저 한국의 경우에는, 대통령이 위기 담론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주로 위기의 대내적인 측면보다는 위기의 대외적인 측면을 훨씬 강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든 대통령은 임기 중반 이전에 위기가 완전하게 극복되었음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서 자신만의 정책 어젠다로 정치역량을 모으는 데에 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편 한국의 언론들은 대통령과는 대조적으로 대내적인 측면의 위기 요인을 강조하면서, 구조개혁을 포함한 개혁조치를 강력하게 촉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끝으로, 최근 들어 영향력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는 민간 싱크탱크들의 경우는 언론이나 대통령보다는 훨씬 당파적인 관점에서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위기 대응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수적인 싱크탱크들이 주로 경쟁력, 개방과 같은 신자유주의적 어젠다를 강조하는 반면에 진보적인 싱크탱크들은 주로 고용과 실업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경제위기 담론은 한국에서 대통령이 독점적으로 주도한다기보다는 다양한 시민사회와 정책지식 집단의 관점이 다원주의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경우에는, 금융위기를 맞아 크게 두 가지 쟁점에서 담론 충돌을 경험하게 된다. 첫째는 ‘구제 금융’(bailout)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는 금융산업의 ‘규제’(regulation)에 관한 것이었다. 전자의 경우 파산에 이른 여러 금융기관을 회생시키기 위해 연방정부가 대규모 금융 지원을 해야 하는가 혹은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미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대규모 금융기관을 파산하도록 방치해야 하는가하는 이른바 “大馬不死(too big to fail)"라는 주제를 두고 정치권과 전문가 집단 내에서 격렬한 토론이 일어난다. 후자의 경우는 금융위기의 원인과 처방과 관련된 주제로 1980년대 이후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완화와 탈규제가 과연 위기의 직접적 원인인지,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한 정부 개입과 강력한 규제야말로 위기 수습과 예방을 위한 대안인지를 놓고 벌인 담론 간 대립이었다.

결국 미국 경제와 사회를 지배해 오던 신자유주의적 담론과 그에 기초한 기존의 금융 시스템은 위기를 가져온 원인이며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정부 개입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케인즈적 담론이 우세하게 되며, 최종적으로는 2010년 ‘월스트리트 개혁과 소비자 보호법’의 통과로 미국 금융시스템 규제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규제’ 담론의 입법화와 제도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정치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케인즈적 담론에 더 친화적인 민주당 소속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민주당의 의회 다수 점유, 그리고 국민 여론의 변화와 지지가 그것이었던 것이다.

한편, 일본의 경우에는, 일본경제에 대한 낙관론/비관론, 1997년 위기담론, 동아시아담론,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논의 등이 경제 위기 담론을 주도하였다. 이 과정에서 영미형 자본주의, 유럽형 자본주의와 구별되는 일본형 자본주의가 글세계화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에 대한 일본 내의 논의가 흐름을 주도하였다고 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미국에의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 일본수출이 고부가가치품이 많고, 국내생산에로의 생산파급효과가 크다는 점등이 지적되었다. 2008년 여름 이후 급속한 엔고의 진행과 선진국 경제의 침체 등 급격한 외부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수출의존도가 높은 제조업대기업의 수익이 크게 악화되고, 설비와 고용에 과잉투자감이 생기기 시작하여 투자와 고용에 크게 영향을 주기 시작하였다는 진단이 일본 경제위기 담론의 주류를 차지하게 된 셈이다.

독일에서는 금융위기에 당면하여 독일의 기민련-사민당 대연정 정부가 2008년 말과 2009년 초에 체결한 경기활성화패키지 I (Konjunkturpakt I) 과 II 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전개된 논쟁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각 정당 별 입장과 핵심 이슈를 중심적으로 고찰해보면, 경기활성화패키지는 일반적으로 케인즈주의적 입장이 전격적으로 반영된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본 보고서는 독일 의회 내의 주요 정당들 사이의 담론 구조의 분석을 통하여 정당 간 차별성과 합의점을 고찰하고 이 과정에 동반된 신자유주의 담론의 변화를 분석한다. 특히 독일 의회 내의 정당들은 상당한 규모의 정당재단을 통하여 정치담론 형성의 장을 주도하고 있다.

놀라우리만큼 신속하고 광대한 규모의 국가개입을 내용으로 하는 독일의 경기활성화패키지의 체결 뒤에는 상당히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 안에 존재하는 차별성과 대립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독일 기민련과 사민당은 기본적으로 세계경제위기의 원인과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차별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기민련이 정책실패를 주장하며 독일식 신자유주의인 사회적 시장경제의 부활을 통한 대안을 주장하는 반면 사민당은 시장실패를 주장하며 케인즈주의를 주장하는 것이다. 특히 기민련 내의 경제분파는 정책실패를 강조하며 독일식 신자유주의, ‘사회적 시장경제’를 통한 위기 대처를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민련과 사민당은 궁극적으로 국가개입의 강화에 동의하는 가운데 경기활성화패키지 도입을 추진하였다는 측면에서 상호 근접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세력을 강화한 기민련 내 사회분파는 일정 부분 시장실패를 인정하며 국가개입과 질서 확보에 동의한다.

끝으로, 동남아의 경제위기 담론의 구조를 살펴보면, 1980년대 말부터 확산되고 있는 국제경제체제의 신자유주의적 정책담론은 동남아 국가들에 있어서 1997년 동아시아 경제위기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경제적 민족주의와 대응하여 다양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실제로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1997년 동아시아 경제위기 당시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적 대응과정에서 서로 다른 정치적 선택을 표출하였으며, 그 결과 두 국가 모두 경제위기를 조기 극복하는 정치․경제적 결과가 유도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이들 국가들은 경제위기 극복 이후 정치․경제적 변화과정에서 서로 다르지만 유사한 정치․경제적 고민과 혼란에 직면해 있다. 즉, 태국의 경우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유입과 확산과정에서 국내적 저항과 피로가 폭발하면서 경제적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탁씬 정부의 출범이 유발되었으나, 결과적으로 정치적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반면 경제적 민족주의의 주창과 국내적 경제개혁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한 말레이시아의 경우 이후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유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정치적 갈등과 불안 요인들이 발생하고 있다. 결국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1997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서로 다른 정책적 대응을 선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두 국가 모두 모두 경제위기를 극복하였으며, 이후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기까지 정치과정의 연장선상에서 상호 다른 정치․경제적 회귀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유사한 정치적 갈등과 불안 요인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첨부1
글로벌 경제위기와 정책대응(장훈).pdf(166.2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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