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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명 : 저자명 : 2012-06-04 14:26:04
발행연도 : 2010 통권 :
대통령 선거가 의회선거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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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약  문> 

선거는 현대의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도구이다. 수백, 수천만, 심지어는 수십억의 성원들이 모여 하나의 정치공동체를 구성하는 현대의 고도 산업사회에 인민(demos)의 지배(kratia)라는 원초적 의미를 갖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선거라는 기제를 통하여 시민의 대리인(agents)을 선출하고, 그들로 하여금 시민의 이해(interests)를 대표(represent)하도록 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거는 또한 보상과 처벌의 기제를 제공함으로써 선출된 시민의 대리인이 수권자(授權子, principal)로서의 시민의 이해로부터 일탈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하기에 선거는 현대의 대의제 정치체제가 ‘민주주의’로서 존재하고, 유지될 수 있게 하는 가장 근본적이며 필수적인 도구이자 중추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의 대의제 민주주의 체제에서 선거가 가지는 이와 같은 중요한 함의에 의하여 선거제도의 영향과 특성,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후보자 측면에서의, 혹은 유권자 측면에서의 요인과 같은 선거의 다양한 측면들이 연구되어 왔다. 특히 현대의 대의제 민주주의 체제에서 가장 기본적인 민의의 수렴기관으로서 가지는 의회의 성격에 의하여 많은 연구가 의회선거에 집중되어 왔다. 하지만 이와 같은 기존의 선거연구들은 현대의 대의제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정부체제의 중요한 두 유형 - 대통령제와 준대통령제 - 에서 발견되는 대통령과 의회라는 시민의 두 대리인이 선거에 의하여 선출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이 두 선거가 상호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해왔다.

다른 한편으로 하나의 수권자로부터 하나의 대리인으로 이어지는 단순하고 간명한 위임과 책임의 연결의 연속을 특징으로 하는 의회제와는 달리, 대통령제와 준대통령제 정부체제에서 발견되는 시민을 대표하는 두 대리인의 존재는 정치체제의 안정성(stability)에 대한 우려를 정치학자들 사이에 형성시켜왔다. 시민을 대표하는 두 대리인(agent)의 존재는 양자사이의 필연적 긴장과 갈등, 나아가 파괴적 경쟁을 내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존의 연구와 이론들 역시 하나의 정치체제 속에 존재하는 두 대리인의 존재를 다시 이어주는 전체로서의 하나의 시민의 존재를 간과하는 것이다. 즉, 개별적인 존재가 아닌 전체로서의 시민이 충분히 합리적이고 현명한 존재라는 것을 가정할 때, 이들은 두 대리인의 존재가 자신들이 속해있는 정치체제 속에서 어떠한 상호작용을 수행하고, 그들의 상호작용의 결과가 어떤 정책으로 생산될지를 미리 예측하고, 이러한 예측의 결과를 대리인을 구성하는 선거를 통해서 표현하리라는 점이다. 이런 전제 하에서 두 대리인의 관계는 대통령제나 준대통령제에 대해서 우려하는 정치인이나 학자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반드시 갈등적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선택은 이후 등장하게 될 두 대리인의 관계와 선택이 이루어지는 환경에 영향 받는 것이기에, 이에 대한 고찰은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을 보유하고 있는 정치체제에서 대통령과 의회라는 시민의 두 대리인이 보이는 관계와 그리고 두 대리인을 선출하는 선거의 상호작용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준대통령제 정부체제에 대해서는 과연 어떤 나라를 준대통령제 정부체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로 볼 것이냐에 대한 학자들 사이에서의 합의가 부족할 정도로 우리의 이해는 많이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이러한 우리의 부족한 이해를 보완하고자 하는 시도를 수행한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우리는 먼저 대통령제, 의회제, 준대통령제에 대한 명확한 분류를 시도하였다. 연구자의 주관성(subjectivity)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성을 확보함으로써 누구라도 똑같은 분류가 가능한 과학적 개념화의 원칙에 충실하며 최소주의적인 분류를 추구하였다. 그 결과 우리는 ‘국민의 보편선거에 의하여 선출되는 대통령이 존재하는가’와 ‘정부가 의회에 대하여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는가’라는 매우 단순한 두 개의 질문에 대한 답을 바탕으로 혼란의 여지를 최소화하고 실재하는 거의 모든 정부체계를 분류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이후 우리는 이러한 분류와 기존 연구의 도움을 바탕으로 이들 대통령제와 준대통령제의 정부체제에서 대통령에게 부여된 헌법적 권력을 분석하여 이들의 정부체계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정치과정의 이념형에서 시민의 두 대리인인 대통령과 의회, 그리고 이들의 상호작용에 거는 기대와 역할에 많은 차이가 있음을 주장하였다.

그것은 바로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에게 정부구성과 해체에 대한 주도적인 역할을 부여하고 의회에게는 사회의 다양한 이해를 반영하여 이를 견제하는 역할을 기대한 반면, 준대통령제에서는 의회에게 협상을 통하여 사회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는 정부의 구성과 해체를 결정하는 역할을 부여한 반면, 대통령에게는 이러한 협상을 중재하고 조정함으로써 견제를 수행하는 역할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는 대통령제와 준대통령제 정부체제에서 1945년 이후 채택되고 실시되어 온 대통령과 의회 선거의 제도를 분석하였다. 이들의 제도 선택 자체가 앞에서 제시한 시민의 두 대리인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일 것이기 때문이다. 실로 다양한 대통령과 의회의 선거제도 조합이 가능하지만, 우리의 분석결과는 대통령제와 준대통령제의 정부체계에서 특별히 선호되는 조합이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특히 대통령 선거의 제도와 관련되어 있는데,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에게 보다 강한 민주적 정당성과 시민의 위임을 주장할 수 있는 상대적 최다수제나 변형된 다수제와 같은 제도가 주로 선택되어 온 반면, 준대통령제의 대통령은 절대적 다수제에 의한 대통령 선출의 제도가 보편적으로 선택되어 온 것이다. 이는 준대통령제에서 대통령 선거 자체가 이후에 발생하게 될 정부의 구성과 해체를 위한 협상의 한 장으로서 우선적으로 이용되어 온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러한 정부체제와 특정한 선거제도의 조합이 가지는 선택적인 친화력은 이들 선거제도의 선택이 선거를 통해서 선출된 대리인의 관계를 통해서 구현하고자 하는 시민의 정치적 지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한국 사회에는 1987년 헌법의 개정과 관련한 치열한 논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논쟁에 대하여 본 연구의 결과가 가지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함의는 어떤 하나의 제도를 변화시키고 그것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그 수준의 제도가 다른 수준의 제도와 맺는 관계를 통합적인 시각에서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대통령 선거제도 하나, 의회 선거제도 하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그렇게 선출된 시민의 대리인이 또 다른 시민의 대리인과 맺게 될 관계를 함께 통합적인 시각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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