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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약 문>
한-EU FTA는 2010년 10월 정식으로 체결되었고, 양측의 비준과정을 거쳐 2011년 7월 1일 발효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한-EU FTA는 교역 증가에 따른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 촉진 등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한-EU FTA의 체결과 발효는 리스본 조약의 발효에 따른 EU의 중요한 제도적 변화와 맞물려 향후 양측의 교역 환경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리스본 조약은 유럽의회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여, 공동결정절차의 적용 분야가 43개에서 90개(농업, 수산업, 내무사법 포함)로 대폭 확대되어 유럽의회가 집행위원회의 입법 발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유럽의회는 반덤핑, 세이프가드, 공정거래, 일반특혜관세, 무역협정 등 공동통상정책에서의 역할이 강화되었다. 유럽의회는 의사결정의 각 단계에서 수정안을 제출해 자신의 입장으로 개진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입법안의 최종 채택을 위해서는 유럽의회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게 되었다. 즉 유럽의회는 입법안의 내용 작성에 직접 개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종안에 대한 비토권까지 가지게 됨으로써 명실공이 각료이사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입법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럽의회의 통상정책에 대한 권한 강화는 향후 다음과 같은 파급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EU의 통상정책결정과정의 다원화·분권화가 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정책 결정과정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행위자들이 보다 다양화되고, 통상정책의 결정권한이 보다 분권화될 것이라는 보인다. 둘째, EU 통상정책에 대한 EU 관료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이익집단들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EU 통상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경쟁 가능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리스본 조약 발효에 따라 그동안 집행위원회 등 EU의 관료기구에 집중되었던 기존의 산업단체의 로비활동의 초점이 유럽의회로 이동하고, 유럽의회 내 통상관련 각종 위원회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이에 대응한 산업계 등 이익집단의 로비활동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EU 통상환경의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을 수립함에 있어 우리 정부, 국회 및 기업은 다음과 같은 점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유럽의회와 의회차원의 의원외교를 강화하고 대화채널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리스본 조약의 발효에 따라 향후 유럽의회는 이전과는 달리 법안입법과정에서 매우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통상정책 분야에 대한 유럽의회의 역할과 권한 강화는 향후 EU의 통상정책 결정과정이 이전과는 매우 다른 형태로 전개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둘째, 유럽의회를 상대로 한 기업 등 산업계의 이익을 대표하는 이익집단의 로비활동이 보다 강화되고 전문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바, 이에 대한 민간차원의 대응체제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유럽의회에 대한 업계의 접근은 유럽기업 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등 역외지역의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반면, 우리 기업의 유럽의회에 대한 접근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간 기업의 유럽의회에 대한 접근과 정보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유럽의회에서의 통상관련 입법과정에 대한 우리기업의 의견과 이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는 리스본 조약 하의 EU 각 기관의 역할과 권한 재분배에 대한 정확한 정보수집과 분석을 통해 유럽의회를 비롯한 EU 차원의 통상정책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유럽의회의 통상권한 강화로 인해 EU 차원의 통상정책의 다원화 및 분권화가 보다 진전됨에 따라 유럽내 이익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정치적 요인들이 한-EU FTA의 이행과정에서 새로운 교란요인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