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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약 문
정당은 다양한 사회적 이익을 대표하고, 민주적인 선거경쟁을 통해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이끌어내며, 정책결정과정에서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이를 정책으로 실현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지는 기능에서 그 존재 가치를 찾는다. 그러나 한국 정당들은 지역주의에 기반 한 고질적인 문제부터 시작하여, 민주적 정당정치의 핵심인 대중 동원의 실패, 정책개발을 중심으로 한 정책경쟁의 실종, 사회적 의제를 선도하고 조정하는 능력의 미비, 타협과 합의에 기반 한 정치문화의 부재, 내적인 정치적 충원 기능의 미성숙, 대통령과의 수직관계에 의한 행정-입법부간 견제기능의 상실 등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고 오히려 이런 문제들을 생산하는 주체가 되어 왔다.
본 연구는 한국의 정당정치를 정당의 구조적 특징보다는 정당과 다른 정치제도와의 관계를 통해 이해하는데 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한국 정당정치의 제도화라는 문제의식에 기반 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권력구조와 선거제도가 갖는 권력분배의 성격이 어떻게 정당의 성격과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즉 정당이 경쟁하는 논리와 규칙을 구성하는 양제도의 특징을 살펴보며 특히 "승자독식"적 성격이 어떻게 정당경쟁에 영향을 미치며 이에 대한 정당의 반응은 어떤 것인지를 분석하였다. 나아가 정당이 이런 규칙 속에서 경쟁하도록 강요될 때 어떻게 해결책을 찾아나가지도 분석하고 정치적, 정책적 대안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권력구조의 측면에서 대통령제의 여러 특징들이 어떻게 정당의 성격을 규정하는지, 또한 대통령제의 성격이 만들어낸 정치적 문제들을 정당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를 이론적으로 살펴보았다. 또한 정당정치의 제도화를 위한 개혁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는 개별수준에서의 정당모델과 관련된 논의와 집합수준에서의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정치적 대표성과 비례성의 확대, 지역독점적 정당체계의 완화 그리고 타협과 합의의 정당정치를 제도화와 관련된 논의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았다.
그 결과, 대통령제라는 수평적 권력배분을 관할하는 제도의 특징과 각 제도들의 권력기능을 실제로 작동시키는 행위자로서의 정당을 제도적 공간(대통령제) 내에서 움직이는 행위자(정당)로 치환하여 분석하는 것은 너무 단순함을 발견하였다. 실제로 정당은 선거제도 등의 영향력 하에 하나의 체계를 형성하며 그 체계의 형성은 대통령의 행위(연립정부 구성 등)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공간(정당체계)로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제와 규율이 강한 정당의 조합은 합의와 타협을 통한 의회의 정상적 작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대립과 갈등에 의한 비정상적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져 왔다.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의원의 자율성이 보장된 원내정당 모델이 대통령제와 조응성을 갖는 바람직한 정당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즉, 대통령제 하에서 원외정당으로부터 자율적인 원내정당과 의원들의 자율성이 보장될 때 의회정치가 물리적 충돌이나 파행과 같은 정당간의 대립적인 정치를 완화시키고 실질적인 심의와 다수결에 의한 의회운영을 통해 갈등 해소와 사회통합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제왕적 총재가 사라진 이후에도 의원들은 국회보다 당에 대한 관심이 많으며, 당권을 가진 지도자나 지역의 대표적인 인물을 중심으로 한 줄서기가 지속되면서 의원들이 자율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제하에서 의원들은 정권재창출 또는 정권교체 그리고 재선을 위해서 당론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했을 때 의원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원내정당화가 대립과 갈등의 정치가 아닌 합의와 타협의 정치를 일상화하고 의회정치 및 민주주의를 원활하게 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증폭시키고 정당정치를 약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은 승자독식의 정치제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승자독식은 승자가 모든 것을 얻고 패자가 모든 것을 잃는 경쟁논리로서 빈번한 대립과 갈등의 정치를 불러일으키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제에서 승자독식은 권력에 부과된 프리미엄과 선거경쟁의 전리품이 크기 때문에 전쟁과 같은 대결의 정치를 초래하며, 정치적 타협과 협상의 여지를 축소하며, 기존의 사회적 균열의 심화시키고, 갈등구조를 극단화함으로써 민주주의 작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승자독식적 경쟁을 가져오는 대표적인 선거제도는 1위대표제이며, 대립과 갈등의 정당정치를 생산하고 있다. 즉, 1위대표제는 분단국가라는 구조적 상황에서 기인하는 보수독점의 이념적 협애성과 지역정당의 지역 독점성과 결합되어 정치적 대표성의 심각한 왜곡현상과 사회적 갈등의 조정․통합의 실패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정당들 사이의 선거경쟁이 이념과 정책을 통한 경쟁보다는 지역적 지지에 기초한 인물중심의 경쟁양상이 심화되면서 정당에 의한 책임정치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2004년에 변화된 혼합형 다수대표제 또한 1위대표제적 성격이 강한 선거제도로서 2004년과 2008년의 선거결과를 분석한 결과, 독점적 지역정당체계의 완화와 정책 중심의 정당정치 그리고 투표-의석간 비례성 제고에 실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선거제도가 다시금 개혁의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최근 제시되는 선거제도는 일본에서 채택하고 있는 석패율 제도이다. 석패율 제도의 도입은 독점적 지역정당체계의 완화라는 목적이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석패율 제도의 도입에 의한 정치적 결과는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더 많이 부각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긍정적 측면에서 영호남에서의 거대정당의 교차 당선에 의한 제한적 의석확대, 석패율 제도에 따른 당선가능성에 의한 지역에서의 정당 활동 활성화 등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호남에서 한나라당이 5석, 민주당은 영남에서 14석을 획득하지만 비례의석의 제약 때문에 실제 획득할 수 있는 의석은 더욱 줄어들 것이다. 오히려 비례의석의 확대와 더불어 혼합형 비례대표제로의 제도개혁이 요구된다. 승자독식의 1위대표제 때문에 지역균열이 실제 투표보다 과장돼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례대표의 확대는 자연히 독점적 지역정당체계의 완화에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비례대표의 확대는 선거비례성의 향상을 통한 정치적 대표성 증진, 인물 및 지역을 지양하고 정책을 둘러싼 정당경쟁의 활성화, 투표율 등 정치참여의 활성화, 그리고 책임정치의 실현에 있다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독점적 지역정당체계의 완화와 승자독식적 정당정치로부터 타협과 합의의 정당정치를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일 수 있는 선거제도로의 개혁과 더불어 합의적 권력구조로의 개혁이 동반되어야 함을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즉,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로의 개혁과 더불어 권력분산적인 합의적 통치구조로 변화될 때, 새로운 사회균열은 지역균열을 대체하고, 정당체계는 이념과 정책을 중심으로 한 정당정치의 제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