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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정체성은 정당 일체감에 못지않게, 때로는 그 이상으로 유권자의 태도를 예측하는 핵심 변수로서 최근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는 사회적 정체성의 하나인 이념 정체성을 대체로 고정된 것으로 가정해 왔으며, 그 변동 가능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통념에 도전하며, 이념 정체성이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사회심리적 과정을 실증적으로 탐색한다. 먼저 한국, 미국, 영국의 장기 패널데이터(최장 10년)를 분석하여 이념 정체성의 안정성을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세 나라 모두에서 유권자의 이념 정체성은 완전히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일정 수준의 변화를 보였다. 한국에서 이념이 고정된 유권자는 16.7%에 불과했으며, 진보-중도 혹은 보수-중도 간의 이동이 다수를 차지했다(61.4%). 진보와 보수를 오간 유권자도 적지 않았다(22.9%). 미국과 영국에서도 상당수 유권자가 온건한 이념 변화(각각 32.4%, 37.9%)를 경험하였지만, 고정층 비중이 한국보다 높았다(각각 64.5%, 60.9%). 이는 정당체계의 제도화 수준이 이념 정체성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한국 유권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치관심이 높을수록 온건 변화층에 속할 가능성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이념 정체성이란 개인의 고정된 속성이 아니며 제도적 맥락 및 개인적 동기의 영향을 받는 동태적 정체성으로 이해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본 연구는 정치 양극화에 대한 미묘한 이해에 기여하며, 중도층의 이동을 민주적 대표성과 정당 경쟁의 핵심 변수로 조명한다.
▶ 주제어:이념, 이념 정체성, 상징적 이념, 정치관심, 정서적 양극화, 중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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